한국어 숫자 두 체계: 고유어 수와 한자어 수를 구분하는 법
하나·둘·셋과 일·이·삼은 쓰이는 자리가 달라요. 물건, 나이, 시간, 날짜, 돈에서 어떤 숫자 체계를 선택하는지 예문으로 알아봅니다.
왜 숫자가 두 벌이나 필요할까요?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학습자들을 가장 깊은 혼란에 빠뜨리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숫자가 두 세트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식당에 가면 사과를 “두 개” 달라고 하는데,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면 “이 층”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커피값을 물으면 “오천 원”이라고 하면서, 나이를 물으면 “스물다섯 살”이라고 답합니다.
두 체계의 선택은 외워야 할 부분도 있지만 자주 쓰이는 기준이 있어요. 물건의 수, 나이, 시각의 ‘시’에는 고유어 수가 많이 쓰이고 날짜, 돈, 번호, ‘분·초’에는 한자어 수가 쓰입니다.
1. 고유어 숫자 (순우리말 수사)
한국어에 오래전부터 있던 숫자 체계예요. 단위 명사와 함께 사람이나 사물의 수를 세거나 나이와 시각의 ‘시’를 말할 때 자주 씁니다.
- 1: 하나 → (단위명사 앞: 한)
- 2: 둘 → (단위명사 앞: 두)
- 3: 셋 → (단위명사 앞: 세)
- 4: 넷 → (단위명사 앞: 네)
- 5: 다섯
- 6: 여섯
- 7: 일곱
- 8: 여덟 [여덜]
- 9: 아홉
- 10: 열
- 20: 스물 → (단위명사 앞: 스무)
- 30: 서른
- 40: 마흔
- 50: 쉰
- 60: 예순
- 70: 일흔
- 80: 여든
- 90: 아흔
고유어 수가 주로 쓰이는 자리
- 사람 수: 한 명, 두 명, 세 사람
- 사물 개수: 한 개, 두 개, 세 개
- 나이 (일상): 스물한 살, 서른 살
- 시간 (시): 시간 읽기 가이드의 ‘한 시’, ‘두 시’
- 음료/그릇: 커피 한 잔, 맥주 세 병, 밥 두 공기
- 동물: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
2. 한자어 숫자 (한자 기반 수사)
중국 한자음에서 기원하여 수학적 계산, 측정, 행정, 화폐에 특화된 체계입니다. 10진법 체계가 대단히 엄격하고 규칙적입니다.
- 1: 일 (一)
- 2: 이 (二)
- 3: 삼 (三)
- 4: 사 (四)
- 5: 오 (五)
- 6: 육 (六)
- 7: 칠 (七)
- 8: 팔 (八)
- 9: 구 (九)
- 10: 십 (十)
- 100: 백 (百)
- 1,000: 천 (千)
- 10,000: 만 (萬) - 한국의 돈 단위
한자어 수가 주로 쓰이는 자리
- 돈 / 가격: 천 원, 오만 원, 백만 원
- 날짜 / 달력: 2026년 10월 9일 (이천이십육 년 십 월 구 일)
- 시간의 ‘분/초’: 30분(삼십 분), 45초(사십오 초)
- 건물 층수: 1층(일 층), 지하 2층(지하 이 층)
- 전화번호 / 방 번호: 010-1234-5678 (공일공 일이삼사 오육칠팔), 302호(삼백이 호)
- 측정 단위: 5킬로그램(오 킬로그램), 10미터(십 미터)
3. 100 이상의 수를 읽을 때
고유어에도 과거에는 100을 뜻하는 ‘온’, 1,000을 뜻하는 ‘즈믄’이라는 단어가 존재했습니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100, 1,000, 10,000 같은 큰 단위를 보통 한자어 수인 백, 천, 만으로 읽습니다. 다만 단위 명사와 결합할 때는 백 스무 개처럼 큰 단위 뒤에 고유어 수가 이어질 수도 있어요.
만약 물건이 120개 있다면 어떻게 읽을까요?
- 100은 한자어로 ‘백’
- 나머지 20은 고유어로 ‘스무 개’ → “백 스무 개” 처럼 큰 단위는 한자어로 열고, 끝단의 사물 단위는 고유어로 자연스럽게 조화시킵니다.
| 항목 | 고유어 숫자 (하나, 둘, 셋…) | 한자어 숫자 (일, 이, 삼…) |
|---|---|---|
| 시계 | 시 (Hour): 세 시 | 분/초 (Min/Sec): 삼십 분 |
| 인간 | 나이 (일상): 스물다섯 살 | 나이 (공식 서류): 25세 (이십오 세) |
| 공간 | 거리, 정거장 수: 두 정거장 | 층수/출구: 3층, 4번 출구 |
| 일상 사물 | 빵 세 개, 생수 두 병 | 가격: 3,000원 (삼천 원) |
처음부터 모든 규칙을 외우기보다 ‘세 시 삼십 분’, ‘사과 두 개’, ‘삼천 원’처럼 자주 쓰는 묶음으로 익히면 두 체계를 구분하기 쉬워요.
자주 묻는 질문
왜 한국어에는 숫자가 두 세트나 존재하나요?
한국어에는 고유어 수사와 한자어 수사가 함께 남아 있어요. 자주 세는 물건·사람·나이·시각의 시에는 고유어가 많이 쓰이고, 날짜·돈·전화번호·분·초에는 한자어가 많이 쓰여요. 다만 단위와 표현에 따라 예외도 있으니 예문과 함께 익히는 것이 좋아요.
나이를 말할 때 고유어 '살'과 한자어 '세(歲)'는 어떻게 다른가요?
일상 대화에서는 무조건 고유어 숫자에 '살'을 붙여요: '스무 살이에요', '서른두 살이에요'. 반면 병원 서류, 법률 문서, 뉴스 보도 같은 공식 문서에서는 한자어 숫자에 '세'를 붙여 '20세(이십 세)', '65세 이상(육십오 세 이상)'으로 표기합니다.
0(Zero)은 한국어로 어떻게 읽나요?
전화번호나 비밀번호를 말할 때는 동그라미 모양을 본뜬 한자 빌림말 '공'을 가장 많이 써요(010 = 공일공). 수학적 계산이나 기온(영하, 영도)을 말할 때는 한자어 '영(零)'을 씁니다.
'첫째, 둘째, 셋째'는 어떤 수사인가요?
순서를 나타내는 고유어 서수사예요. 형제자매 관계(첫째 딸, 둘째 아들)나 목록의 순서를 매길 때 아주 자연스럽게 쓰입니다.
연습과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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