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기

한국어 표현 · 가이드

엠비스찬 뜻: 우리는 왜 사람을 네 글자로 판단할까?

ENFP를 든 토끼, INTP를 든 선비 호랑이, ISTJ를 든 곰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는 그림

엠비스찬은 MBTI와 기독교인을 뜻하는 크리스천(Christian)을 합친 말이에요.

MBTI 성격 유형을 마치 절대적인 진리처럼 믿고, 사람의 행동과 인간관계를 모두 MBTI로 설명하려는 사람을 장난스럽게 비판하는 표현입니다.

엠비스찬은 무슨 뜻일까?

“너 T야?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구나!”

한국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MBTI를 물어보거나, 상대방의 행동을 성격 유형으로 설명하는 일이 낯설지 않아요.

그런데 MBTI를 지나치게 믿고 사람을 판단한다면 어떨까요?

이런 태도를 풍자하는 신조어가 바로 엠비스찬입니다.

친구가 무슨 행동만 하면 MBTI 때문이라고 해. 완전 엠비스찬이야.

다만 널리 알려진 MBTI와 달리, 엠비스찬은 아직 모든 한국인이 알고 사용하는 말은 아니에요.

MBTI란 무엇일까?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며 생활하는 방식에서 어떤 성향을 선호하는지 살펴보는 자기보고식 성격 검사입니다.

MBTI는 네 가지 지표를 사용하며, 각 지표에는 두 가지 선호 경향이 있습니다.

구분유형의미
에너지의 방향E 외향형 / I 내향형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선호하는가, 내면의 생각과 경험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는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S 감각형 / N 직관형구체적인 사실과 경험을 중시하는가, 가능성과 전체적인 의미를 중시하는가
판단하는 방식T 사고형 / F 감정형논리와 객관적인 기준을 중시하는가, 사람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는가
생활에 접근하는 방식J 판단형 / P 인식형계획과 정리된 방식을 선호하는가, 유연하게 선택지를 열어 두는 방식을 선호하는가

각 지표에서 한 글자씩 선택하면 ISTJ, ENFP, INTP처럼 네 글자로 된 유형이 만들어집니다. 가능한 조합은 모두 16가지예요.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E라고 해서 항상 사교적인 것은 아니고, I라고 해서 반드시 수줍음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또한 T가 감정이 없는 사람을 뜻하거나, F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T와 F는 주로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을 선호하는지를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실제 사람은 상황에 따라 두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요.

MBTI에 과몰입한다는 것은?

A: 민수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B: 민수 T잖아. T들은 원래 공감을 잘 못 해.
A: MBTI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건 너무 과몰입 아니야?

과몰입은 어떤 대상에 지나치게 빠져드는 것을 뜻해요.

MBTI를 재미있는 대화 소재로 활용하거나 자신의 성향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과몰입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유형만으로 성격을 단정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모두 MBTI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면 엠비스찬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용하면 비난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한 걸음 더 생각하기 · 글쓴이의 생각

내가 생각하는 나를 객관적인 나라고 믿는 순간

혈액형에서 MBTI까지

한국에서는 한때 혈액형으로 성격을 설명하는 일이 유행했습니다.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자기중심적이다” 같은 이야기들이죠.

혈액형과 성격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런데도 한국갤럽의 2023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7%가 혈액형에 따라 성격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에는 혈액형보다 MBTI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혈액형과 MBTI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두 가지 모두 복잡한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혈액형 성격론이 인기를 얻었고,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도 별자리나 MBTI로 성격을 설명하는 문화가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신과 타인을 분류하는 것을 좋아할까요?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할까?

한국과 일본, 중화권의 여러 사회는 빠른 경제성장과 사회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교육 경쟁도 치열해졌고,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학력이나 시험 점수와 MBTI는 전혀 다른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들 사이에서 한 가지 공통적인 태도를 발견합니다.

복잡한 사람을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을 찾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심리학에는 '인지적 종결 욕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빠르고 명확한 답을 얻고 싶어 하는 심리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러한 욕구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오랜 시간 알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MBTI를 물어보는 것은 쉽습니다.

네 글자를 알면 왠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이해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빠른 경제성장이 MBTI의 인기를 직접 만들어 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사람을 분류하려는 욕구는 어느 사회에서나 나타나니까요.

다만 불확실한 환경에서 간단한 분류가 주는 안정감은 이런 유행을 이해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BTI는 누가 판단한 나일까?

그런데 저는 MBTI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을 발견합니다.

MBTI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질문에 답하는 자기보고식 검사입니다.

전문가가 내 행동을 오랫동안 관찰해서 객관적인 판정을 내리는 방식이 아닙니다.

물론 공식 검사에서는 전문가가 결과를 해석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의 출발점은 어디까지나 내가 스스로 선택한 답변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내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검사 문항에도 그렇게 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결과가 I로 나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역시 나는 I였어. 검사가 정확하네!”

여기에서 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을 바탕으로 답했는데, 그 결과를 다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 주는 객관적인 자료처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평가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기 인식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제로 행동하는 나, 그리고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나는 반드시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는 F일까, T일까?

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감정적으로 매우 F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민감한 편입니다.

그런데 저는 살아오면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T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감정이 앞서더라도 겉으로는 논리적으로 판단하려고 하고, 때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그렇게 행동하다 보니 이제는 그것도 제 성격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F일까요, T일까요?

엄밀히 말하면 MBTI에서 F와 T는 감정에 얼마나 쉽게 상처받는지를 구분하는 지표는 아닙니다.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지를 나타내죠.

그렇지만 바로 그 점에서 저는 MBTI의 한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감정, 실제로 선택하는 행동,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는 여전히 F의 판단 방식을 더 편안하게 느끼면서도, 오랜 경험을 통해 T에 가까운 판단 방식을 익혔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제가 판단할 때 선호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어느 쪽이든 네 글자만으로 지금의 저를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살아오면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에 의해서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가 판단의 기준이 될 때

저는 MBTI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는 재미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BTI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도구일 수 있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특히 자기보고식 검사에서 나온 결과를 마치 객관적인 판정처럼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성향과 실제로 행동하는 방식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상대방의 네 글자를 듣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학벌, 직업, 소득처럼 비교하기 쉬운 정보로 사람을 판단할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 정보가 아무리 많아져도 한 사람의 모든 모습을 설명할 수는 없겠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분류가, 오히려 그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을 멈추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엠비스찬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MBTI를 좋아하는 사람을 놀리는 말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성격 유형을 믿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 유형을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태도인지도 모릅니다.

사회 변화와 성격 분류 문화의 관계에 관한 해석은 글쓴이의 생각이며,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검증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질문으로 이야기 나눠요

  • 여러분도 자신이 생각하는 성격과 실제로 행동하는 모습이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MBTI의 네 글자는 여러분을 얼마나 잘 설명한다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을 댓글로 나눠 주세요.

출처

한국어를 배우는 분을 위한 교육 자료입니다. 사실 관계는 아래에서 확인했습니다.

연습과 질문

배운 표현으로 문장을 만들거나 더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세요.

    비회원 댓글은 확인 후 공개됩니다. 기존 회원 댓글은 계정에 저장됩니다.

    이어서 읽기